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는 처벌이 시작되는 지점이지 가벼운 구간이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장소도 도로만이 아닙니다. 도로교통법은 "운전"을 도로에서 차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음주운전 금지와 그 벌칙에 관하여는 도로 외의 곳도 포함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 아파트 단지나 주차장에서 차를 몇 미터 옮긴 것도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됩니다. 다만 그 괄호에 운전면허 취소·정지의 근거인 제93조는 빠져 있어, 도로가 아닌 곳에서의 음주운전은 형사처벌만 가능하고 운전면허 취소·정지 처분은 하지 못합니다(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18두42771 판결).
0.03퍼센트부터 처벌이라는데 얼마나 무거운가요?
수치에 따라 셋으로 갈리고, 높은 두 구간에는 형의 하한이 붙어 있습니다.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제4항). 여기에 걸리면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같은 법 제148조의2 제3항 각 호).
눈여겨볼 것은 "이상"이라는 말입니다. 0.08퍼센트를 넘기면 벌금으로 끝나더라도 500만원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0.2퍼센트를 넘으면 하한이 1천만원입니다. 초범이고 사고가 없었다는 사정은 이 하한 안에서 참작됩니다.
음주측정을 거부하거나 술을 더 마시면 어떻게 되나요?
음주측정거부는 0.08퍼센트대보다 무겁고, 단속에 걸린 뒤에 술을 더 마시는 것도 2025년 6월부터 같은 무게로 처벌됩니다.
경찰공무원은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그 측정에 응하여야 합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 응하지 않으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같은 법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으로 측정된 경우보다 무거운 형입니다. 불면 걸린다는 생각으로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형이 오히려 올라갑니다.
다만 한 번 응하지 않았다고 곧바로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처벌조항이 말하는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를 음주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로 보아, 1차 측정에 불응했다가 곧이어 2차 측정에 응한 것처럼 거부가 일시적인 데 그친 경우에는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도8481 판결).
음주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더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품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이를 음주측정방해행위라 하고(도로교통법 제44조 제5항), 음주측정거부와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같은 법 제148조의2 제2항 제2호). 2025년 6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조항입니다.
추가로 마신 술을 빼고 계산한 수치가 기준치를 근소하게 넘는 정도라면 그것만으로 음주운전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이지만(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4도11906 판결), 그렇게 만든 행위가 음주측정방해행위로 따로 처벌됩니다.
10년 안에 다시 걸리면 얼마나 달라지나요?
앞선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걸리면 가중되고, 그 형이 실효되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 음주측정방해행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같은 규정을 위반하면 가중됩니다(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0.03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음주측정거부나 음주측정방해행위라면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조문은 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같은 항 괄호). 오래전에 벌금을 내고 형이 실효되었으니 전력이 지워졌다고 알고 오시는 분이 많은데, 이 조항 앞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운전면허는 언제 취소되고 언제 다시 받을 수 있나요?
0.03퍼센트대는 정지, 0.08퍼센트부터는 취소입니다.
시·도경찰청장은 음주운전을 한 사람의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정지시킬 수 있고(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호), 그 기준은 같은 법 시행규칙 별표 28에 있습니다.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은 벌점 100점이어서 정지 100일이 되고, 0.08퍼센트 이상은 취소입니다. 음주 상태로 사람을 다치게 한 때, 음주측정을 거부한 때,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때, 그리고 이런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0.03퍼센트 이상으로 운전한 때도 취소입니다.
취소되면 결격기간 동안 운전면허를 다시 받지 못합니다. 두 번 이상 위반했거나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2년,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했거나 사상 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5년입니다(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6호·제3호).
생계형 감경이라 불리는 이의신청이 있지만 문이 좁습니다. 별표 28은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인 경우 등을 감경사유로 두면서, 그 앞에 제외사유를 여럿 달아 두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1퍼센트를 초과했거나, 음주운전 중 인적피해 교통사고를 냈거나,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고 도주했거나 단속경찰관을 폭행했거나, 과거 5년 이내에 인적피해 교통사고 전력이 세 번 이상이거나, 2001년 6월 30일 이후 음주운전 전력이 있으면 감경하지 않습니다. 신청 기한은 처분을 받은 날부터 60일입니다.
위반한 날부터 5년 안에 다시 위반해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은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단 조건부 운전면허를 받아야 합니다(도로교통법 제80조의2 제1항). 부착기간은 결격기간과 같고 결격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셉니다(같은 조 제2항). 형사처벌의 가중은 10년, 방지장치는 5년으로 기간이 다르니 각각 따져야 합니다.
마치며
음주측정을 요구받으면 응하고, 단속이 끝난 뒤에 술을 더 마시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둘을 어기면 0.08퍼센트대로 측정되었을 때보다 무거운 형을 받습니다. 운전면허 처분에 다툴 부분이 있다면 60일이라는 기한이 먼저 지나가지 않게 날짜부터 세어 두십시오.
원주와 충주에서 형사 상담을 받다 보면 수치를 듣고 나서야 벌금에 하한이 있다는 것을 아는 분이 많습니다. 운전면허 처분과 형사절차는 따로 진행되니 어느 한쪽만 보고 판단하지 마시고, 자기 사안의 수치와 전력을 놓고 구체적으로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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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법령: 도로교통법 제2조, 제44조, 제80조의2, 제82조, 제93조, 제148조의2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
참고 판례: 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도8481 판결 / 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18두42771 판결 /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4도1190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