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학교 인증이 있어야 가입되니 글쓴이가 같은 학교 사람인 것까지는 좁혀지는데, 정작 그 안에서 누구인지를 짚어 내기가 막막해 더 속이 탑니다. 익명인데 잡히기나 하겠느냐 싶지만, 작성자를 특정해 처벌까지 끌고 간 사례는 분명히 있습니다. 갈림길은 어떤 죄로 어떻게 구성해 절차를 정확히 밟느냐입니다. 온라인 명예훼손과 모욕이 어떻게 갈리는지, 숨은 작성자를 찾아내는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온라인에서 당한 일, 어떤 죄가 성립하나요?
온라인에서 겪은 일이라도 법적으로는 형법상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이라는 세 갈래로 나뉘고, 이 갈래부터 잡아야 뒤가 풀립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입니다(형법 제307조). 공연히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사실의 적시란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을 드러내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형법이 말하는 사실은 참이냐 거짓이냐를 가르는 말이 아니라 의견에 대비되는 개념이어서, 적은 내용이 진실이어도 처벌될 수 있고 거짓인 줄 알면서 적었다면 더 무거운 제307조 제2항이 적용됩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실무에서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불리는데(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형법과 뼈대는 비슷하되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뤄져야 하고 비방할 목적이 더해져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글, 에브리타임 같은 익명 게시판, 단체 대화방, 블로그, SNS가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 없이 욕설이나 경멸적 표현, 추상적 평가로 남을 깎아내리는 행위입니다(형법 제311조). 예컨대 특정 가게가 유통기한 지난 재료를 쓴다는 식으로 구체적 사실을 적으면 명예훼손이고, 그저 쓰레기 같은 데라고 욕하면 모욕입니다. 그래서 익명 게시판 글에 허위사실이 담겼으면 사이버 명예훼손이, 댓글에 모욕적 표현이 그득하면 모욕죄가 각각 문제 되고, 실무에서는 글쓴이마다 죄명을 갈라 고소장을 꾸립니다.
익명 작성자를 형사 고소로 특정할 수 있나요?
수사기관의 힘을 빌리는 형사 고소가 가장 흔하고 효과적인 길입니다. 피해자가 사이트 운영자나 통신사에 글쓴이가 누구냐고 직접 캐물어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답해 주지 않습니다. 결국 수사기관의 권한을 거쳐야 하고, 그 입구가 형사 고소입니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경찰이 사이트 운영자에게 협조를 구해 문제의 글이 올라온 시점의 접속 IP를 확보하고, 그 IP를 쥔 통신사에 통신자료를 요청해 가입자가 누구인지 확인합니다. 이 흐름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하나는 증거를 서둘러 붙잡는 것입니다. 글쓴이가 글을 지우면 증거가 날아가고, 사이트와 통신사의 접속 기록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기되니, 게시글과 댓글 화면, 주소, 작성 일시, 닉네임이 다 드러나게 갈무리해 두고 되도록 빨리 고소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정확하게 고소하는 것입니다. 어떤 자료를 어떻게 붙여 어느 죄목으로 고소장을 짜느냐에 따라 수사의 방향이 갈립니다. 죄목과 사실관계가 촘촘히 맞물려야 수사기관도 운영자나 통신사에 협조를 구하거나 영장을 청구하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고, 반대로 고소한 죄목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사안이면 수사기관도 밖으로 움직일 명분이 없어 특정에 다다르기 어렵습니다. 물론 제대로 고소했더라도 접속 기록이 이미 지워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끝내 특정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민사소송으로도 작성자를 찾을 수 있나요?
손해배상 청구를 밟는 과정에서 사실조회와 문서제출명령으로 글쓴이를 좁혀 갈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은 위법행위로 남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여서, 가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50조). 형사 처벌은 국가가 가해자를 벌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고, 피해자가 받은 고통에 대한 금전 보상은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가해자로부터 합의금과 함께 합의를 요청 받는 상황이 아니라면 민사는 사실상 필수입니다. 보통은 형사 절차가 먼저 끝난 뒤 그 결과를 발판 삼아 민사를 내는 순서로 갑니다. 형사 판결로 불법행위 사실이 확인되고 피고의 신원까지 드러나며, 형사 기록을 등사해 가해자의 인적 사항과 진술을 확보한 뒤 소장을 내면 피고 특정이 자연히 풀리고 입증 부담도 가벼워지기 때문입니다. 형사에서 끝내 특정되지 않았다면 반대 순서도 열려 있습니다. 성명불상자를 피고로 민사소송을 먼저 걸어 두고, 소송 도중 법원의 사실조회나 문서제출명령으로 운영자나 통신사에서 가입자 정보를 회신받아 피고를 좁혀 가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신원이 잡히면 그 정보로 다시 형사 고소를 넣어 형사 절차를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길도 인지대와 송달료 같은 비용을 피해자가 먼저 물어야 하고, 운영자가 이미 IP 로그를 지웠거나 통신사 보관기간이 지나 버렸다면 특정에 이르지 못할 여지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습니다.
마치며
온라인 명예훼손과 모욕은 익명의 그늘에 숨어 저지르는 탓에 글쓴이를 찾아 처벌까지 끌고 가기가 늘 쉽지는 않지만, 절차를 정확히 밟고 서둘러 움직일수록 가능성은 올라갑니다. 참인지 거짓인지, 온라인에서 벌어졌는지, 구체적 사실을 적었는지 단순 욕설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갈리므로 어떤 죄에 걸리는지부터 정확히 가려야 합니다. 캡처와 주소, 작성 일시, 닉네임은 시간이 흐르기 전에 최대한 붙잡아 두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찾는 일은 수사기관에 맡기되, 어느 자료를 어떤 형식으로 붙여 어느 죄목으로 고소하느냐가 결과를 가르는 만큼 그 출발부터 전문가의 손을 빌리는 편이 특정과 처벌 가능성을 가장 끌어올립니다. 악플이 남긴 고통을 혼자 삭이지 마시고, 증거를 갈무리한 뒤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직접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참고 법령: 형법 제307조, 제311조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 민법 제75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