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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 - 형사

내 얼굴이 합성된 영상이 돌아다닐 때, 무엇부터 해야 할까

내 얼굴이 합성된 영상이 퍼졌다면 증거 확보부터 삭제 지원, 형사 고소, 손해배상까지 지금 할 수 있는 대응을 정리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일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위광
위광복 변호사
Jul 18, 2026
내 얼굴이 합성된 영상이 돌아다닐 때, 무엇부터 해야 할까
Contents
일단 영상부터 다 지우면 되지 않나요?증거는 어떻게 남겨야 하나요?형사 고소를 하면 영상도 같이 내려가나요?가해자에게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나요?사진을 보내준 내게도 잘못이 있는 건 아닐까요?마치며

딥페이크나 불법촬영으로 내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대부분 그 영상이 지금 당장 세상에서 사라지기만을 바랍니다. 그 마음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무작정 눈앞의 흔적부터 지우면 오히려 가해자를 붙잡고 책임을 묻기가 어려워집니다. 지우고 싶은 충동과 증거를 남겨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피해자가 지금 밟을 수 있는 절차를 증거 확보, 삭제 지원, 형사 고소, 손해배상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어느 지점에서도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일단 영상부터 다 지우면 되지 않나요?

지우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먼저 증거를 남긴 뒤에 지워야 가해자를 특정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피해 사실을 안 직후에는 그 영상이 눈에서도 인터넷에서도 완전히 없어지기만을 바라게 됩니다. 그런데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관련된 것을 모두 지워 버리면, 나중에 누가 올렸는지 밝혀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으로 이어 가는 길이 크게 막힙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없애는 것이 목표라도, 없애기 전에 남길 것을 먼저 남겨야 합니다.

증거는 어떻게 남겨야 하나요?

영상 파일을 직접 내려받기보다, 화면 전체가 보이도록 관련 정보를 캡처해 두는 편이 우선입니다. 남겨 둘 것은 영상이 올라온 사이트나 게시판, 채팅방의 이름과 전체 URL 주소, 올린 사람의 아이디와 닉네임, 프로필, 게시된 날짜와 시각, 그리고 그 앞뒤로 오간 대화입니다. 이 내용이 한 화면에 함께 담기도록 캡처하거나 화면을 녹화해 두면 좋습니다. 문제의 영상 파일 자체를 손에 쥐고 있는 일은 그 자체로 큰 고통이 될 수 있으니, 원본을 직접 확보하고 보관하는 방법은 혼자 정하기보다 변호사나 수사기관과 상의해 안전하게 진행하시길 권합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피해자 혼자 감당할 필요는 없습니다.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가 넓게 번지고 회복이 더뎌 마음을 깊이 상하게 하는 만큼, 곁에서 감정적으로 기대고 실무적으로 도와줄 사람을 두는 것이 오히려 정공법입니다.

형사 고소를 하면 영상도 같이 내려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해자를 처벌하는 형사 고소와 영상을 내리는 삭제 지원은 목적이 달라, 둘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형사 고소는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이나 사이버수사대에 피해를 신고하고 고소장을 내는 절차로, 앞서 모아 둔 증거를 함께 제출합니다. 이것만으로 퍼진 영상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으므로 삭제와 차단은 따로 요청해야 합니다. 법은 이를 위한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불법촬영물이나 딥페이크 영상이 정보통신망에 퍼져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그 영상과 신상정보의 삭제를 지원할 수 있고, 피해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직계친족, 형제자매, 피해자가 지정한 대리인(주로 변호사)이 이 삭제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3). 이 삭제에 드는 비용은 종국적으로 가해자가 부담하도록 정해져 있어, 국가가 먼저 지원한 뒤 가해자에게 구상하는 구조입니다(같은 조). 여기에 더해 피해자는 영상이 올라온 웹사이트나 플랫폼 사업자에게 직접 그 정보의 삭제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 정리하면 형사 고소는 국가의 형벌권을 움직이는 절차이고 삭제 지원은 피해가 더 번지지 않게 막아 일상을 되찾는 조치여서, 어느 하나로 다른 하나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가해자에게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나요?

형사 절차와 별개로,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생긴 손해에 대해 민사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나 불법촬영 같은 디지털 성범죄는 사람의 인격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행위여서, 법원은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합니다(민법 제750조, 제751조). 위자료 액수는 가해 행위가 어떤 내용과 방식이었는지, 얼마나 넓게 얼마나 오래 퍼졌는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가해자가 반성하는지 같은 사정을 두루 살펴 정해집니다. 정신적 손해만이 아니라 실제로 든 재산상 손해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사는 가해자의 신원이 특정되어야 하고, 상대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실제 받아 내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으며, 소송을 끌고 가는 일 자체가 또 다른 마음의 품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사건 초기에 전문가와 실익과 방향을 짚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고, 믿고 이야기할 수 있는 변호사와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내준 내게도 잘못이 있는 건 아닐까요?

아닙니다. 법은 원본 사진이나 영상을 건네는 데 동의했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합성하고 편집하고 퍼뜨리는 데 동의했는지를 나누어 봅니다. 피해자분들은 흔히 그 사람에게 사진을 보내준 내가 잘못한 것 같다거나 프로필 사진을 가볍게 올린 걸 후회한다며 스스로를 탓합니다. 그러나 설령 촬영 당시에는 동의했더라도 그 뒤 의사에 반해 퍼뜨렸다면 그것은 명백한 범죄이고(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 동의 없이 누군가의 얼굴이나 몸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해 퍼뜨리는 것도 그 자체로 무거운 범죄입니다(같은 법 제14조의2 제2항). 법원이 죄의 성립에서 핵심으로 보는 것도 그 행위가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졌는가입니다. 내 동의 없이 내 몸이 성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면, 문제의 뿌리는 그것을 만들고 퍼뜨린 가해자에게 있습니다.

마치며

버티며 혼자 다 감당하기보다, 이미 마련된 절차와 주변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끌어와 피해를 회복하고 가해자에게 마땅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길입니다. 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자책에서 벗어나 이제부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눈을 돌리시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지금까지 성인 피해를 중심으로 살펴본 것과 달리,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이 왜 별도의 훨씬 무거운 잣대로 다뤄지는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직접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왜 별도로 더 무겁게 처벌될까

참고 법령: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3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4조의2 / 민법 제750조, 제75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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