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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실거주 갱신거절,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해 놓고 다른 세입자를 들였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요건과 배상액 계산, 임대차 정보 열람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위광
위광복 변호사
Jul 17, 2026
허위 실거주 갱신거절,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Contents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원래 가능한 건가요?집주인이 안 들어오고 다른 세입자를 받으면요?'정당한 사유'는 어떤 경우에 인정되나요?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갱신요구를 하지 않고 나왔어도 청구할 수 있나요?다른 세입자가 들어온 걸 어떻게 확인하나요?마치며

내가 들어와 살 거니 집을 비워 달라는 집주인의 말에 짐을 싸 나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집에 엉뚱한 다른 세입자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법은 이런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허위 실거주로 갱신을 거절당한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요건과 금액은 어떻게 되는지, 집주인이 실제로 다른 사람을 들였는지 어떻게 확인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원래 가능한 건가요?

원칙적으로 임차인의 갱신 요구는 거절할 수 없지만, 집주인이나 그 직계존비속이 실제로 들어와 살려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2020년 도입된 계약갱신요구권은 기본 2년이 끝날 무렵 임차인이 한 번은 2년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이 덕분에 최소 4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고, 법이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할 때만 거절할 수 있으며 갱신되는 임대차의 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이 예외 중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 되는 것이 제1항 제8호, 곧 임대인 본인이나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입니다. 임대인의 부모나 자녀가 들어와 산다고 해도 거절이 가능하다는 점은 함께 눈여겨볼 만합니다.

집주인이 안 들어오고 다른 세입자를 받으면요?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다시 임대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내세워 갱신을 거절해 놓고,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그 주택을 임대하면 갱신거절로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요건을 쪼개면 네 가지입니다. 실거주 사유로 갱신이 거절되었을 것, 갱신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존속되었을 기간(원칙적으로 2년) 안일 것,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것, 제3자에게 임대한 사실이 있을 것입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이 거절된 뒤 두 달 만에 다른 세입자가 들어왔다면 앞의 요건 대부분은 이미 충족되고, 남는 쟁점은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입니다.

'정당한 사유'는 어떤 경우에 인정되나요?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생긴 경우에 한합니다.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이 정당한 사유의 의미를 확정한 판례는 아직 없지만, 조문의 취지상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 변경이 있은 경우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갱신거절 이후 임대인이나 그 가족의 해외 발령, 장기 입원이 필요한 질병이나 요양시설 입소, 주택에 예기치 못한 구조적 문제가 생겨 거주가 곤란해진 경우 등이 거론됩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실거주 의사 없이 임차인을 내보내려는 구실로 실거주를 내세웠거나, 특별한 사정 변경 없이 단지 더 높은 임대료를 받으려고 제3자에게 임대했다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입증책임의 방향도 임차인에게 유리합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배상 책임을 면하려는 임대인이 스스로 밝혀야 하고, 갱신거절 당시 실제 거주 의사가 있었는지에 대한 입증책임 역시 임대인에게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등 참조). 그래서 임차인은 애초에 실거주 의사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과, 설령 인정되더라도 이후 제3자에게 임대한 데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는 점을 함께 다툴 수 있습니다.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법이 정한 세 가지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을 받습니다. 손해배상액은 당사자 사이에 예정 합의가 없는 한 다음 세 가지 중 큰 금액으로 정해집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첫째는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입니다. 환산월차임은 실제 월차임에 보증금을 법이 정한 전환율(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에서 정한 비율 중 낮은 비율)로 월세 환산한 금액을 더한 것으로, 월세 없이 전세만 살던 임차인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둘째는 임대인이 제3자에게 받은 임대료가 종전보다 올랐다면 그 차액의 2년분입니다. 예컨대 종전보다 월 40만 원 높은 임대료로 임대했다면 40만 원에 24개월을 곱한 960만 원이 됩니다. 셋째는 임차인이 실제로 입은 손해액으로, 갑작스러운 이사로 든 중개보수와 이사비용, 더 비싼 새 거주지의 임대료 차액 등이 앞의 두 기준보다 크면 증빙으로 입증해 청구합니다. 특히 첫 번째 환산월차임 3개월분은 다른 손해를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받을 수 있는 보장액으로 기능한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갱신요구를 하지 않고 나왔어도 청구할 수 있나요?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겠다는 뜻을 미리 분명히 밝혔다면, 형식적으로 갱신요구를 하지 않았더라도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 규정은 문언상 갱신요구가 거절된 경우를 전제하는데, 임대인이 먼저 실거주할 예정이라 연장이 어렵다고 통보해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공식적으로 하지도 못한 채 나가는 일이 실무에서 잦습니다. 이에 대해 하급심은 임대인이 실거주 사유로 갱신을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명확히 밝힌 경우, 임차인이 형식적으로 갱신요구를 하더라도 어차피 거절될 것이 예상되므로 명시적으로 갱신요구를 하지 않았더라도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5. 선고 2022나80482 판결). 다만 이 경우 임차인이 애초에 나갈 생각이 없었는데 임대인의 실거주 주장 때문에 부득이 나가게 되었다는 사실관계가 심리 과정에서 어느 정도 확인되어야 하고, 단순히 기간 만료로 자연스럽게 나간 경우와는 구별됩니다.

다른 세입자가 들어온 걸 어떻게 확인하나요?

갱신거절로 나온 종전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그 주택의 임대차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 가장 큰 관문은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임대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확인하느냐인데, 이미 이사를 나온 이상 그 집 사정을 알 길이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법은 이를 위해 임대차 정보 열람권을 두었습니다. 주택의 임대차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확정일자부여기관에 확정일자 부여일과 차임·보증금 등의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그리고 실거주 사유로 갱신이 거절된 종전 임차인은 이 이해관계인으로 명시되어 있어(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5조), 임대인의 동의 없이 관할 주민센터에서 그 주택의 임대차계약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제공 범위는 갱신되었을 기간에 존속하는 임대차계약으로 통상 2년분이고, 새로 체결된 계약의 계약일과 확정일자, 차임·보증금, 임대인·임차인의 성명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가 새 임대차계약이 실제로 체결되었는지, 그 시점과 임대료는 얼마인지를 보여 주는 손해배상 청구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마치며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권리이지만, 집주인이 실거주를 구실로 내세우면 비교적 쉽게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그 약점을 메우는 장치가 제6조의3 제5항·제6항의 손해배상 규정입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당하고 이사를 나오셨다면, 그 집에 대한 관심을 곧바로 끊지 말고 최소 6개월, 가급적 갱신되었을 2년 동안 주기적으로 임대차 정보를 열람해 동향을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임대료 인상을 노린 허위 실거주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이 작은 확인 절차 하나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손해배상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제3자에게 임대한 사실이 확인되면 환산월차임 계산과 손해액 입증자료 정리, 내용증명 작성 같은 대응을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차분히 준비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직접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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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법령: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제6조의3, 제7조의2 /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5조

참고 판례: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5. 선고 2022나8048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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