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절차를 끝까지 밟았는데도 위층 소음이 그대로라면, 이제 남는 길은 돈으로 배상을 받거나 소음 자체를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배상이 실제로 인정될지는 데시벨 수치 하나로 정해지지 않고, 미리 준비해 둔 자료가 있느냐에 크게 좌우됩니다. 배상이 언제 인정되는지, 얼마를 어떻게 청구하는지, 소음을 멈추라는 청구는 무엇이 관건인지, 그리고 홧김에 맞소음으로 되받아치는 일이 왜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데시벨 기준을 넘기면 배상이 되나요?
기준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배상이 곧장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규칙이 정해 둔 데시벨 수치는 어디까지나 행정 단속을 위한 관리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 수치를 층간소음이 참을 한도를 벗어났는지 가늠하는 하나의 참고 자료로만 삼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9. 25. 선고 2025가단204598 판결 참조). 참고 자료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기준을 웃돌았다고 배상이 저절로 인정되지도, 조금 밑돈다고 반드시 물러나지도 않습니다. 배상이 인정되려면 그 소음이 사회 통념상 견뎌야 할 선, 이른바 수인한도를 넘어섰다고 평가돼야 하고, 데시벨은 그 평가의 시작점일 뿐 끝이 아닙니다.
그럼 법원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요?
소음의 크기 하나가 아니라 여러 정황을 한데 놓고 저울질합니다. 판단에 들어가는 사정으로는 피해가 어느 정도이고 어떤 성질인지, 건물의 구조와 용도는 어떤지, 지역 특성과 누가 먼저 그곳을 써 왔는지, 가해자가 소음을 줄이거나 피해를 비켜 갈 여지가 있었는지, 공법상 규제를 어겼는지, 그전에 두 집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 등이 두루 포함됩니다. 앞서 든 사건이 이 저울질을 잘 보여 줍니다. 위층이 이사 온 뒤 쿵쿵대는 소음이 되풀이된 사안에서, 재판부는 공적 기관 측정치가 기준을 크게 웃돈 점, 소음이 밤과 새벽에 몰린 점, 옆 세대들까지 같은 피해를 호소한 점을 근거로 수인한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아랫집 가족에게 1인당 30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했습니다(위 판결). 눈여겨볼 대목은 액수가 아니라 무엇이 그 인정을 끌어냈는가입니다. 공적 측정, 발생 시간대, 지속성, 다른 세대의 동일 피해가 함께 모였습니다. 거꾸로 위층이 매트를 깔고 실내화를 신는 식으로 줄이려 애쓴 정황이 있으면 그 점도 저울에 얹히기 때문에, 데시벨이 같아도 결론은 갈라집니다.
얼마를,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요?
축이 되는 것은 위자료이고, 소음 탓에 실제 지출이 생겼다면 그것도 함께 청구합니다. 층간소음 피해는 고의나 과실로 남에게 손해를 입힌 위법행위의 문제이고(민법 제750조), 그중 잠을 설치고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린 정신적 고통을 메우는 것이 위자료입니다(민법 제751조). 소음으로 수면장애나 이명, 우울 증상이 생겨 치료를 받았다면 치료비도 얹을 수 있으나, 그 증상이 층간소음에서 비롯됐다는 고리가 인정돼야 하므로 진료기록에 그 경위가 남아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액수는 하나로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앞 사건에서는 1인당 300만 원이 인정됐지만, 소음의 세기와 기간, 고의성, 건강에 남긴 영향에 따라 폭이 큽니다. 앙갚음하듯 일부러 낸 소음과 아이가 뛴 소음이 같을 수 없고, 청구 금액을 크게 적어 낸다고 그만큼 받아 내는 것도 아닙니다.
돈이 아니라 소음을 멈추게 하려면요?
소음을 내지 말라고 청구하되, 그 명령이 실제로 지켜지게 하려면 간접강제를 나란히 걸어야 합니다. 층간소음은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않도록 알맞은 조치를 하라고 정한 민법 제217조가 걸리는 생활방해에 해당해, 소유권이나 점유권을 근거로 방해를 멈추라고 구하거나 평온한 사생활을 침해당했다며 금지를 구할 수 있고, 다급하면 가처분으로 먼저 막을 수도 있습니다. 걸림돌은 집행입니다. 금전과 달리 소음을 내지 말라는 의무는 강제로 붙들어 이행시킬 수 없어서, 금지사항을 어길 때마다 혹은 어긴 날마다 얼마씩 물리도록 하는 간접강제를 함께 구합니다(민사집행법 제261조). 어기면 돈이 빠져나가니 지키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다만 법원이 이를 늘 붙여 주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하지 말라는 의무의 경우 상대가 머지않아 이를 어길 개연성이 있고 적정한 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어야 판결 단계에서 곧바로 간접강제를 명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21. 7. 22. 선고 2020다24812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소음금지 청구는 왜 자주 막히나요?
금지할 대상을 두루뭉술하게 적거나, 앞으로도 소음이 이어질 우려가 드러나지 않으면 벽에 부딪힙니다. 고의로 내는 소음을 몽땅 금지해 달라는 식으로 구하면 법원은 받아 주지 않습니다. 공동주택에서는 어느 정도 소음이 나기 마련이라 참을 한도 안의 소음까지 위법으로 볼 수 없고, 고의적이라는 말 자체가 모호해 위반 여부가 청구인의 주관에 좌우되며, 상대의 자유를 지나치게 옥죌 수 있다는 이유로 하급심이 이런 청구를 물리친 예가 있습니다. 그래서 밤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떤 종류의 소음처럼 금지 대상을 또렷하게 못 박아야 합니다. 또 하나는 이것이 장차의 소음을 미리 막아 달라는 청구라는 점입니다. 상대가 이미 이사했거나 근래 소음이 수그러들었다면 미리 막을 필요가 없다며 각하하거나 기각한 사례가 있으므로, 지금도 소음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정을 내보여야 합니다.
결국 무엇이 결과를 가르나요?
증거입니다. 소음은 그 순간이 지나면 흔적 없이 사라져, 겪은 사람이 남겨 둔 기록 외에는 손에 잡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출발점은 소음일지입니다. 언제, 어떤 종류의 소음이 얼마나 이어졌고 그때 내 상태가 어땠는지를 그날그날 한 줄로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시각이 찍힌 녹음이나 영상, 이웃사이센터 측정 자료, 수면장애 같은 증상의 진료기록, 112 신고 이력, 관리사무소에 넣은 요청 기록이 겹겹이 쌓이면 비로소 한 장의 그림이 됩니다. 반대로 몇 달을 참다 소송을 마음먹은 뒤에야 기록을 시작하면 그 이전에 겪은 고통은 증명할 길이 없어 통째로 사라집니다. 신고 단계에서부터 기록을 남기라고 거듭 당부한 까닭입니다.
소송이 부담스러우면 다른 길이 있나요?
환경분쟁조정피해구제위원회의 재정 절차를 대안으로 살펴볼 만합니다. 이웃 한 세대를 콕 집어 민사소송으로 가는 길은 시간도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인과관계와 참을 한도를 피해자가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짐도 무겁습니다. 재정은 위원회가 직접 사실조사를 벌여 배상 책임과 액수를 가려 주고, 상대가 60일 안에 소송을 내지 않으면 그 결정이 확정판결처럼 다뤄지는 절차입니다. 절차와 효력을 자세히는 앞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맞소음으로 되갚아도 되나요?
절대 흉내 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되갚는 순간 피해자였던 사람이 피의자로 뒤바뀝니다. 대법원은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여러 달에 걸쳐 늦은 밤부터 새벽 사이에 반복적으로 도구로 벽을 치거나 음향기기를 틀어 이웃에게 소음이 전달되게 한 행위를 스토킹범죄로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참조). 상대가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불안이나 공포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였는지를 기준으로 본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스토킹범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고(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2023년 개정으로 반의사불벌 조항이 사라져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습니다. 스토킹까지 가지 않더라도, 확성기 등으로 지나치게 큰 소리를 내어 이웃을 시끄럽게 하면 경범죄 처벌법상 인근소란이 되고(경범죄 처벌법 제3조), 위층에 찾아가 위협하면 협박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거침입이 따로 문제 됩니다. 잠깐의 앙갚음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이 큽니다.
마치며
층간소음 소송의 승패는 데시벨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를 감싼 사정들이 가릅니다. 소리가 얼마나 컸느냐 못지않게 언제, 얼마나 오래, 나 말고 누가 더 겪었는지, 상대가 줄이려 애썼는지를 재판부가 두루 살피고, 그 사정은 미리 적어 둔 사람에게만 자료로 남습니다. 소음을 멈추라는 청구도 열려 있지만 금지 대상을 또렷이 특정해야 하고, 소송이 부담스러우면 환경분쟁조정을 먼저 거쳐 보는 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맞소음만은 피하십시오. 억울함을 그렇게 푸는 순간 형사 사건의 피의자가 됩니다. 결국 오늘부터 기록을 남기는 사람이 나중에 무엇이라도 손에 쥡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직접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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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법령: 민법 제217조, 제750조, 제751조 / 민사집행법 제261조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참고 판례: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9. 25. 선고 2025가단204598 판결, 대법원 2021. 7. 22. 선고 2020다24812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