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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배우자 사망, 상속은 왜 안 되고 무엇이 남나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도,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와 예외, 특별연고자 분여와 임차권 승계, 유족연금 같은 보호장치를 정리했습니다.
위광
위광복 변호사
Jul 13, 2026
사실혼 배우자 사망, 상속은 왜 안 되고 무엇이 남나
Contents
사실혼 배우자도 상속을 받을 수 있나요?상속이 안 되면 재산분할이라도 받을 수 있나요?그럼 예외는 전혀 없나요?사별에 대비하려면 무엇을 해 두어야 하나요?상속인이 아무도 없다면 어떻게 되나요?살던 집에서 나가야 하나요?유족연금은 받을 수 있나요?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사실혼은 헤어질 때와 사별할 때의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살아 있는 동안 헤어지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지만, 상대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상속권도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수십 년을 부부로 살며 함께 재산을 일궜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아무 보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과 별개로 마련된 제도가 몇 가지 있고, 살아 있는 동안 미리 해 둘 수 있는 대비도 있습니다. 아래에서 왜 상속이 막히는지, 예외는 없는지, 남아 있는 보호장치는 무엇인지 차례로 짚겠습니다.

사실혼 배우자도 상속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없습니다. 혼인신고가 없으면 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 법은 상속인을 피상속인의 혈족과 배우자로 정하고 있는데(민법 제1000조, 제1003조), 여기서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배우자를 뜻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오래 부부로 살았어도 혼인신고가 없으면 상속인이 아닙니다. 자녀 없이 두 사람만 살아온 경우라면 세상을 떠난 분의 부모나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됩니다. 평소 왕래가 없던 형제가 나타나 재산을 정리하겠다고 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사실혼 배우자를 상속인에서 제외한 현행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상속처럼 제3자에게 영향을 미쳐 명확성과 획일성이 요구되는 법률관계에서는 사실혼을 법률혼과 같이 취급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그 결정문에는 생존 사실혼 배우자의 보호를 위해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재판관 보충의견도 함께 담겼습니다. 현행법상 결론은 명확하되, 그 결과가 가혹하다는 문제의식은 법원 안에도 있다는 뜻입니다.

상속이 안 되면 재산분할이라도 받을 수 있나요?

그것도 안 됩니다. 이 지점이 가장 가혹한 부분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헤어졌다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지만, 상대의 사망으로 사실혼이 끝난 경우에는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 법률혼 배우자는 사별하면 상속권을 갖기 때문에 재산분할청구권을 따로 인정할 필요가 없는데, 사실혼 배우자는 그 상속권마저 없으니 결국 두 경로가 모두 막히는 결과가 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생전에 헤어지면 재산분할은 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상속도, 재산분할도 받을 수 없습니다. 같은 재산을 함께 일궜는데 관계가 끝난 방식에 따라 결과가 정반대로 갈립니다.

그럼 예외는 전혀 없나요?

사망 전에 이미 사실혼이 해소되어 있었다면 다릅니다.

사실혼은 한쪽의 의사만으로도 해소될 수 있고, 일방이 관계를 파기해 공동생활의 사실이 없어지면 그것으로 해소됩니다. 대법원은 사실혼 상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아직 사망하기 전에, 다른 한쪽이 사실혼 해소를 주장하며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한 사안에서, 그 사실혼은 사망이 아니라 청구인의 의사로 해소된 것이므로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9. 2. 9.자 2008스105 결정). 그 뒤 상대가 사망했더라도 상속인들이 절차를 이어받게 됩니다.

결국 사망으로 관계가 끝난 것인지, 사망 전에 이미 해소된 것인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다만 이는 상대가 위독한 상황에서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해야 성립하는 예외적인 방법이고, 실제로 헌법재판소 결정에서도 이런 구조가 사실혼 배우자에게 사실상 관계 해소를 강요하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아래의 대비와 보호장치에 기대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사별에 대비하려면 무엇을 해 두어야 하나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혼인신고입니다. 어렵다면 유언, 증여, 보험 수익자 지정으로 대비합니다.

상속과 배우자 지위 면에서 법률혼만큼 확실한 보호는 없습니다. 사정상 혼인신고가 어렵다면 세 가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유언으로 재산을 남기는 방법, 살아 있는 동안 증여해 두는 방법, 사망보험금의 수익자를 사실혼 배우자로 지정해 두는 방법입니다. 아무 준비 없이 세상을 떠나면 함께 일군 재산이 고스란히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관계가 안정적일 때, 건강할 때 준비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속인이 아무도 없다면 어떻게 되나요?

특별연고자로서 상속재산을 나눠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상속인이 아무도 없는 경우,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사람이나 요양간호를 한 사람 등 특별한 연고가 있던 사람은 가정법원에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여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57조의2 제1항). 사실혼 배우자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청구는 상속인 수색 공고기간이 끝난 뒤 2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한계도 분명합니다. 상속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이 제도는 쓸 수 없습니다. 형제자매가 상속인으로 나선 경우라면 해당되지 않습니다. 또 청구한다고 당연히 받는 것이 아니라, 연고의 내용과 정도를 따져 법원이 분여 여부와 범위를 정합니다.

살던 집에서 나가야 하나요?

세를 든 집이었다면 임차권을 이어받을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주택에서 함께 살던 사실혼 배우자가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1항). 상속인이 있더라도 그 상속인이 함께 살고 있지 않았다면, 사실혼 배우자와 2촌 이내 친족이 공동으로 승계합니다(같은 조 제2항). 승계를 원하지 않는다면 임차인이 사망한 뒤 1개월 안에 임대인에게 반대 의사를 밝혀 거절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갑작스러운 사별로 살던 집에서 곧바로 내몰리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다만 이는 임차 주택에 관한 규정입니다. 세상을 떠난 분 명의의 자가 주택이라면 이 조항으로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유족연금은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도 유족의 범위에 들어갑니다.

국민연금법은 배우자에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사람을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국민연금법 제3조 제2항). 상속과 달리 연금은 실제 생계공동체를 보호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유족연금은 사망 당시 그 사람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유족에게 지급되는 것이므로, 사실혼이었다는 점과 함께 실제로 생계를 같이 꾸리고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 됩니다. 공무원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도 대체로 사실혼 배우자를 유족에 포함하지만 세부 요건은 제도마다 다릅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어느 제도를 쓰든 출발점은 같습니다. 사실혼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자료입니다.

특별연고자 분여도, 임차권 승계도, 유족연금도 모두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어야 시작됩니다. 결혼식 사진과 청첩장, 양가 왕래를 보여주는 기록, 같은 주소로 된 주민등록등본, 생활비를 함께 감당한 계좌 내역,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이런 기록을 정리해 두는 것이 가장 든든한 준비입니다.

갑작스러운 사별 뒤 상속인과 재산을 두고 다툼이 생겼다면, 혼자 대응하기보다 이른 단계에 변호사와 상의해 쓸 수 있는 제도부터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특별연고자 분여처럼 기간이 정해진 제도가 있어 늦어지면 그마저 놓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직접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사실혼 재산분할과 위자료, 헤어질 때 무엇을 받을 수 있나 (https://wigwangbok.kr/사실혼-재산분할과-위자료-헤어질-때-무엇을-받을-수-있나-226918)

참고 법령: 민법 제1000조, 제1003조, 제1057조의2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 / 국민연금법 제3조

참고 판례: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 / 대법원 2009. 2. 9.자 2008스105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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