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때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는 기준은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아이의 복리입니다. 엄마라서 유리한 것도, 소득이 많다고 데려가는 것도, 바람을 피운 배우자라고 아이를 못 키우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은 아이의 성별과 나이,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 경제적 능력, 부모가 제공하려는 양육방식, 아이와의 친밀도, 아이 본인의 의사까지 두루 살펴 어느 쪽에서 자라는 편이 그 아이에게 더 나은지를 판단합니다(민법 제837조). 아래에서 친권과 양육권이 어떻게 다른지,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은 무엇인지, 상담에서 되풀이해 듣는 오해는 무엇인지, 아이의 의사는 얼마나 반영되는지, 한 번 정해지면 바꿀 수 있는지를 차례로 짚겠습니다.
친권과 양육권은 어떻게 다른가요?
친권이 더 넓은 개념이고, 양육권은 그 안에서 아이를 직접 데리고 키우는 부분입니다.
친권은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 대해 갖는 신분·재산상의 포괄적인 권리이자 의무입니다(민법 제909조 제1항). 아이가 어디서 살지 정하고, 아이를 대신해 법률행위를 하며, 아이 명의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자녀 명의 예금, 수술 동의, 여권 발급, 보험 가입처럼 아이의 신분과 재산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양육권은 그보다 좁습니다. 아이를 실제로 데리고 살면서 먹이고 입히고 학교에 보내고 아플 때 돌보는, 말 그대로 일상의 양육을 맡는 권리입니다.
이혼할 때 법원은 대개 친권과 양육권을 한 사람에게 함께 맡깁니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아이에 관한 중요한 결정도 하는 편이 자연스럽고 아이 입장에서도 그편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면 두 권리를 나눠 정하기도 합니다. 양육은 한쪽이 맡되 친권은 부모가 함께 갖도록 하는 경우가 그 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갈라 놓으면 예금 관리나 진학, 의료처럼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양쪽이 협의를 거쳐야 해서 다툼이 생기기 쉽고, 그래서 법원도 분리 지정에는 신중한 편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양육에 관한 사항을 어떻게 정하든 그것만으로 양육 외의 친권까지 바뀌지는 않습니다(민법 제837조 제6항). 양육자와 친권자를 다르게 정한 경우, 아이를 실제로 돌보는 일은 양육자가 맡되 법정대리권이나 재산관리권처럼 양육과 무관한 친권은 친권자로 정해진 쪽이 행사하게 됩니다.
법원은 무엇을 기준으로 양육자를 정하나요?
정해진 한 가지 잣대는 없고, 아이의 복리를 중심으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순서부터 짚겠습니다. 양육에 관한 사항은 부모가 협의해서 정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 협의에는 양육자를 누구로 할지뿐 아니라 양육비를 어떻게 부담할지,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는 쪽이 아이를 어떻게 만날지까지 함께 담아야 합니다(민법 제837조 제1항, 제2항). 협의이혼을 하는 경우에도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나 법원의 심판정본을 제출해야 합니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협의 자체가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 비로소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를 받아 정합니다(민법 제837조 제4항). 재판상 이혼이라면 부모가 정하지 못하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지정합니다(민법 제909조 제5항).
그렇다면 법원은 무엇을 볼까요. 대법원은 양육자를 정할 때 아이의 성별과 나이, 그에 대한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의 유무,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의 유무, 부와 모가 제공하려는 양육방식의 내용과 합리성·적합성 및 상호 간의 조화 가능성, 부 또는 모와 아이 사이의 친밀도, 아이의 의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아이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므12320, 2021므12337 판결). 어느 한 가지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실제로 누가 아이를 돌봐 왔는지, 부모 각자가 아이에게 쏟는 애정과 양육 의지는 어떤지,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키우려 하는지, 아이와의 정서적 유대는 어느 쪽이 더 깊은지를 두루 살핀 끝에 이 아이가 어느 쪽에서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것입니다.
엄마가 무조건 유리한가요?
성별만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어린 자녀, 특히 젖먹이 무렵의 아이는 어머니가 키우는 편이 낫다는 이른바 모성 우선의 시각이 실무에서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근래 대법원은 모성 우선을 절대적인 원칙으로 앞세우지 않고, 앞서 본 대로 아이의 복리를 기준으로 한 종합 판단을 강조합니다. 다만 아이의 나이와 성별 역시 여러 고려 요소 가운데 하나이므로, 영유아라면 그 시기의 돌봄 환경이 사정에 따라 무겁게 다뤄질 수 있습니다. 아버지라도 그동안 아이를 주로 돌봐 왔고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다면 친권자·양육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돈을 더 버는 쪽이 데려가나요?
경제력은 법원이 살피는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일 뿐, 그 자체로 결론을 가르는 잣대가 아닙니다.
소득이 적은 쪽이 양육을 맡더라도 상대에게서 양육비를 받아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동안 누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실제로 돌봐 왔는지, 아이의 애착이 어느 쪽으로 향해 있는지가 함께 무겁게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도 어느 한 가지 사정을 들어 추상적이고 막연하게 양육 적합성을 재단하는 태도를 경계합니다. 한국어 소통 능력이 부족한 외국인 배우자라는 사정만으로 그 사람이 양육자가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본 판결이 그 예입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므12320, 2021므12337 판결).
바람을 피운 배우자는 아이를 못 데려가나요?
혼인이 깨진 데 책임이 있는지와 좋은 부모인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쪽이라도 아이에게는 헌신적인 부모일 수 있고, 법원은 부부 사이의 잘잘못이 아니라 아이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를 봅니다. 배우자로서 진 책임은 위자료라는 다른 제도로 다루는 것이지, 외도나 폭언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양육권이 자동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 유리한가요?
실무에서 상당히 크게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먼저 데려가면 이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별거한 뒤 재판상 이혼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기간 한쪽 부모가 아이를, 특히 어린 자녀를 평온하게 잘 키워 왔다면, 그 상태를 뒤집어 상대방을 친권자·양육자로 세우려면 지금의 양육 상태가 아이의 성장과 복지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상대방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낫다는 점이 명백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므12320, 2021므12337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므1458, 2009므1465 판결 참조). 이른바 양육의 계속성입니다. 다만 이는 현재의 양육이 아이의 복리에 맞게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하며, 지금의 양육 환경 자체가 아이에게 해롭다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를 짚어야겠습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아이를 일방적으로 데리고 나오는 행동은 그 자체로 양육자 지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형사 문제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데리고 있으면 결국 상대가 못 데려간다는 이야기도 이제 그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2025년 2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예규(유아 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에 관한 예규, 재특 82-1)는 의사능력 있는 아이가 인도를 거부하면 집행할 수 없다고 했던 종전 규정을 삭제했습니다. 아이의 안전과 복리를 배려하면서 인도 집행이 이루어지도록 절차가 정비된 것입니다. 별거 이후의 양육 상태가 중요한 고려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문제가 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대응은 변호사와 상의해 정하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의사는 얼마나 반영되나요?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법원은 그 아이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가정법원이 친권자 지정이나 양육, 면접교섭에 관한 사항을 직권으로 정하는 경우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그 의견을 들어야 하고, 의견을 들을 수 없거나 듣는 것이 오히려 아이의 복지를 해칠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예외가 인정됩니다(가사소송규칙 제18조의2). 양육에 관한 처분이나 변경을 구하는 사건에서도 같은 취지의 규정이 있습니다(가사소송규칙 제100조).
13세가 안 된 아이라도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나이라면 가사조사관 조사 등을 통해 의사를 확인하고, 나이가 많을수록 그 무게도 커지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아이의 말이 곧 결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어린 자녀의 의사는 함께 지내는 부모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어서, 법원은 아이의 뜻을 참고하되 결국은 아이에게 무엇이 좋은가라는 큰 틀에서 판단합니다.
한 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나요?
바꿀 수 있지만, 입증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가정법원은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할 수 있고(민법 제837조 제5항), 친권자도 아이의 4촌 이내 친족의 청구에 따라 다른 일방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09조 제6항). 양육하던 쪽의 형편이 크게 나빠졌거나 아이가 자라면서 다른 쪽 부모와 살기를 강하게 바라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꼭 새로운 사정 변화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처음의 결정이 아이의 복리에 비추어 부당했다고 인정될 때에도 변경이 가능합니다.
다만 변경이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앞서 본 양육의 계속성 원칙이 여기서도 작동해서, 이미 자리 잡은 양육 상태를 되돌리려면 그렇게 바꾸는 편이 아이에게 더 낫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처음 친권자·양육자를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자료를 잘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그동안 내가 주로 아이를 돌봐 왔고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자료를 모으는 일이 먼저입니다.
양육 일지, 아이와 함께한 사진과 기록, 등하원과 병원 방문 기록, 아이의 생활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별거 단계라면 아이와 함께 안정된 환경을 갖추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투는 지점이 무엇이냐에 따라 앞세워야 할 자료도 달라지므로, 사안을 정리해 이른 단계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친권·양육권 문제는 부부의 싸움이 아니라 아이의 앞날에 관한 문제이고, 법원도 그 관점에서 봅니다.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아이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를 가운데 두고 준비하시는 편이 결국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낫습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직접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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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법령: 민법 제837조, 제837조의2, 제909조 / 가사소송규칙 제18조의2, 제100조
참고 판례: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므12320, 2021므12337 판결 /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므1458, 2009므146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