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은 미용사 면허가 있는 사람만 열 수 있습니다(공중위생관리법 제8조 제1항). 그래서 원장이 2호점을 내면서 직원의 면허와 이름으로 영업신고와 사업자등록을 하자고 하는 일이 생깁니다. 돈 관리와 운영은 원장이 하고 직원은 월급만 받는 조건이어도, 서류상 2호점의 사장은 이름을 빌려준 직원입니다. 이 때문에 이름을 빌려준 사람은 가게가 갚지 못한 거래처 대금을 실제 사장과 함께 갚아야 할 수 있고, 가게 세금이 자기 앞으로 나오면 실제 사장이 따로 있다는 점을 스스로 밝혀야 합니다.
이름만 빌려줬는데 거래처 대금까지 갚아야 하나요?
거래처가 나를 가게 주인으로 알고 거래했다면 갚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기 성명이나 상호로 영업하도록 허락한 사람(명의대여자)은 자기를 영업주로 잘못 알고 거래한 상대방에게 실제 영업주와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집니다(상법 제24조). 2호점의 영업신고와 사업자등록이 내 이름으로 되어 있고 세금계산서도 내 이름으로 나갔다면, 파마약이나 염색약을 대 온 거래처는 나를 상대로 대금 소송을 내고 판결을 받아 내 통장이나 월급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거래처가 실제 사장이 원장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알 수 있었는데도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면 명의대여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다만 거래처가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는 점은 책임을 면하려는 명의대여자가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6다21330 판결 참조). 원장이 실제 사장이라는 사실을 거래처에 알린 문자나 계약서가 있다면 이 증명에 쓰입니다.
원장이 문제가 생기면 다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더라도, 그 약속은 원장과 나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어 거래처에 내세울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갚고 그 약속을 근거로 원장에게 돌려 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원장의 형편이 어려워지면 그 돈은 내 손해로 남습니다.
가게 세금은 이름을 빌려준 사람에게 나오나요?
원칙적으로는 실제로 가게를 운영하고 수익을 가져간 사람에게 나옵니다. 소득이나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사람이 따로 있으면 그 사람을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하는 실질과세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그런데 과세관청인 세무서가 사업자등록 명의대로 나에게 세금을 매겼다면, 명의만 빌려줬다는 사실은 내가 밝혀야 합니다. 대법원은 과세관청이 사업 명의자를 실제 사업자로 보아 과세한 이상 명의와 실질이 다르다는 점은 명의자가 주장·증명할 필요가 생기고, 그 증명은 법관이 과세요건이 충족되었는지에 상당한 의문을 가질 정도면 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9935 판결 참조). 실제 사업자가 누구인지는 명의를 쓰게 된 경위와 약정, 명의자가 관여한 정도, 내부적인 책임과 계산 관계, 사업을 독립적으로 관리·처분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같은 판결).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명의만 빌려줬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밝혀야 합니다. 세금 고지서를 받았다면 고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심사청구나 심판청구로 다툴 수 있습니다(국세기본법 제61조 제1항, 제68조 제1항). 원장이 가게 통장과 카드, 거래처와 임대차 계약을 관리하고 매출을 가져갔다는 자료, 내가 정해진 월급만 받았다는 기록, 원장과 주고받은 문자가 증거가 됩니다.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면 판결 없이 재산이 압류됩니다. 독촉을 받고도 독촉장에서 정한 기한까지 국세를 완납하지 않으면 관할 세무서장이 납세자의 재산을 압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국세징수법 제31조 제1항 제1호).
이미 이름을 빌려줬다면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나요?
내 이름으로 된 영업신고와 사업자등록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미용업 신고를 한 사람은 폐업한 날부터 20일 이내에 시장·군수·구청장에게 폐업신고를 해야 하고(공중위생관리법 제3조 제2항), 사업자등록을 한 사람은 폐업하면 지체 없이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부가가치세법 제8조 제8항).
폐업신고를 한 뒤에도 2호점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계속 영업한다면 거래처에 사장이 바뀌었다고 알려야 합니다. 명의대여자의 책임은 거래처가 나를 영업주로 잘못 알고 거래한 데서 생기므로, 알리지 않아 거래처가 계속 나를 사장으로 알면 폐업신고 뒤의 거래에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상법 제24조). 폐업신고를 해도 그전에 내 이름으로 생긴 거래처 빚과 세금은 그대로 남습니다.
마치며
면허와 이름을 빌려 달라는 부탁은 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미 빌려줬다면 폐업신고와 거래처 통지부터 하고, 원장이 실제 사장이었다는 자료는 지우지 말고 모아 두십시오.
원주와 충주에서 분점을 내면서 이름을 빌려준 분이라면, 거래처가 누구를 사장으로 알았는지와 실제 운영을 누가 했는지에 따라 책임이 달라지므로 자기 사안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네이버 플레이스로 문의해 주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명의대여 처벌, 면허나 사업자 명의만 빌려줘도 처벌받나요?
참고 법령: 상법 제24조 / 국세기본법 제14조, 제61조, 제68조 / 국세징수법 제31조 / 공중위생관리법 제3조, 제8조 / 부가가치세법 제8조
참고 판례: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6다21330 판결 /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993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