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보냈는데 물건이 오지 않으면 두 가지가 한꺼번에 급해집니다. 상대를 처벌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보낸 돈을 되찾을 수 있는지입니다. 두 문제는 형사와 민사로 나뉘어 있지만 한 절차 안에서 함께 풀리는 길이 있습니다.
물건을 보내지 않으면 바로 사기죄가 되나요?
처음부터 보낼 생각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형법 제347조 제1항). 여기서 기망은 돈을 받을 당시에 물건을 보낼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속인 것을 말합니다. 받고 나서 사정이 생겨 늦어진 것이라면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치고, 애초에 보낼 물건이 없었다면 사기가 됩니다.
법정형은 최근에 올랐습니다. 2025. 12. 23. 시행된 개정 형법이 종전의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을 지금의 형으로 높였습니다. 형벌은 행위 시의 법에 따르므로(형법 제1조 제1항), 그 전에 저지른 사기에는 종전의 형이 적용됩니다. 상습으로 저지른 경우에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형법 제351조).
처음부터 속였다는 것은 어떻게 가려내나요?
사건의 전후사정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같은 시기에 여러 사람에게 같은 물건을 판 이력이 있는지,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돈이 들어온 직후 연락을 끊었는지를 봅니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안전결제를 마다하고 계좌 이체만 고집한 사정, 계좌 명의가 판매자와 다른 사정, 시세보다 유난히 싼 값을 부른 사정도 함께 놓입니다. 하나하나는 결정적이지 않아도 겹치면 처음부터 물건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는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대법원도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재력과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6도16343 판결 참조).
신고는 어디에 어떻게 하나요?
먼저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보이스피싱과 달리 중고거래 사기는 계좌 지급정지가 되지 않습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를 전기통신금융사기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같은 법 제2조 제2호 단서). 은행에 문의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계좌가 비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곧바로 고소와 회수 준비로 넘어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경찰서에 고소장을 내거나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으로 접수합니다. 챙길 것은 상대의 계좌번호와 예금주, 송금 내역, 판매 게시글 화면, 그리고 주고받은 대화 전부입니다. 대화는 일부만 잘라 두면 앞뒤 맥락이 빠져 기망이 있었는지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통째로 저장해 제출합니다. 상대가 쓰던 아이디와 전화번호도 적어 두시면 같은 사람에게 당한 다른 피해와 병합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료를 추려 한 번에 내시는 편이 좋습니다. 고소장에 무엇을 어디까지 적을지 가늠이 서지 않으면 변호사와 정리해 두고 접수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돈은 어떻게 돌려받나요?
형사재판에서 곧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제1심 또는 제2심의 형사공판 절차에서 사기죄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의 신청에 의하여 그 범죄행위로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와 치료비 손해,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제1호). 이 조항은 형법 제38장부터 제40장까지의 죄를 열거하고 있어, 사기와 공갈의 죄를 담은 제39장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확정된 배상명령이 적힌 유죄판결서의 정본은 강제집행에 관하여 집행력 있는 민사판결 정본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같은 법 제34조 제1항), 따로 민사소송을 걸지 않고도 집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청은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사건이 계속된 법원에 하며, 신청서에 인지를 붙이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26조 제1항). 배상신청은 민사소송에서 소를 제기한 것과 같은 효력이 있고(같은 조 제8항), 같은 피해에 관하여 이미 민사소송을 걸어 둔 상태라면 배상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7항).
다만 법원이 배상명령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해자의 성명이나 주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배상책임의 유무나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배상명령으로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입니다(같은 조 제3항). 마지막 사유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쓰이므로, 다툼이 복잡한 사건이라면 배상명령만 믿고 기다리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상명령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민사로 넘어갑니다. 형사절차에서 상대의 인적사항이 확인되었다면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길이 있습니다.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쓸 수 있고, 대한민국에서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 송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합니다(민사소송법 제462조). 상대의 주소를 끝내 알 수 없다면 지급명령은 어렵고 민사소송으로 가게 됩니다.
판결이나 배상명령을 받고도 상대가 주지 않을 때 재산을 찾아 집행하는 방법은 떼인돈 2편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증거를 모으는 일이 먼저입니다. 상대가 게시글을 지우고 아이디를 바꾸면 기망을 증명할 자료가 사라집니다. 대화와 게시글 화면, 송금 내역을 오늘 안에 저장해 두시고, 그다음에 고소장을 준비하십시오.
원주와 춘천을 비롯한 인근에서 이런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금액이 크지 않아 그냥 넘기려다 뒤늦게 같은 사람에게 당한 사람이 여럿이라는 것을 알고 오시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피해가 모이면 상습성이 드러나 가해자가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피해가 여럿으로 번진 사건인지, 어떤 절차부터 밟는 것이 나은지 혼자 판단하기 어려우시면 자료를 들고 상의해 주십시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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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법령: 형법 제1조, 제347조, 제351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26조, 제34조 /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2조 / 민사소송법 제462조
참고 판례: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6도1634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