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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 - 형사

친족상도례 폐지, 이제 가족도 처벌받을까?

원주 변호사가 2025년 말 개정된 친족상도례를 정리했습니다. 형 면제가 사라지고 친고죄로 바뀐 내용, 고소 취소의 효과, 적용되는 범죄의 범위,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있게 된 특례, 고소 기간과 이미 끝난 한시 예외까지 짚습니다.
위광
위광복 변호사
Aug 03, 2026
친족상도례 폐지, 이제 가족도 처벌받을까?
Contents
가족이 가져가면 처벌할 수 없다던 게 사실인가요?그럼 이제는 무조건 처벌되나요?한번 고소하면 무를 수 있나요?어떤 범죄에 적용되나요?재산범죄로 부모님도 고소할 수 있나요?언제까지 고소해야 하나요?고소 기간을 놓치면 아무것도 못 하나요?

가족이 내 돈에 손을 댔는데 처벌이 안 된다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 근거였던 조항이 2025년 말에 사라졌습니다.

가족이 가져가면 처벌할 수 없다던 게 사실인가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종전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과 배우자, 동거친족과 동거가족, 그 배우자 사이에 벌어진 재산범죄의 형을 면제한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죄는 성립하지만 처벌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 아버지 통장에서 돈을 빼 간 아들도 어머니 물건을 몰래 처분한 딸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친족상도례라고 부릅니다.

헌법재판소가 2024. 6. 27. 이 조항을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습니다(2020헌마468 등). 그러면서 2025. 12. 31.을 시한으로 국회가 고칠 때까지 이 조항을 적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결정이 난 날부터 형 면제가 멈춰 섰다는 뜻입니다. 국회는 시한 마지막 날 형법을 고쳤고 같은 날 공포·시행되었습니다(법률 제21307호).

그럼 이제는 무조건 처벌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형 면제가 빠진 자리에 친고죄가 들어왔습니다.

바뀐 조문은 재산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피해자의 친족이면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형법 제328조 제1항). 고소가 없으면 검사가 기소할 수 없습니다. 막히는 것은 기소이지 수사가 아니어서, 고소가 없더라도 수사 자체는 진행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가까운 친족이면 형 면제, 먼 친족이면 친고죄로 갈렸는데 이제는 친족이면 원근을 가리지 않고 모두 친고죄입니다. 여기서 친족은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를 말합니다(민법 제777조).

친족이 아닌 공범은 다릅니다. 조문이 피해자의 친족이 아닌 공범에 대해서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같은 조 제3항). 형이 친구와 함께 아버지 돈을 가져갔다면, 형은 친고죄가 적용되어 고소가 없으면 기소되지 않지만 그 친구는 고소와 무관하게 기소될 수 있습니다.

한번 고소하면 무를 수 있나요?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고,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제2항). 기소되기 전에 취소하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어 사건이 그대로 끝나고, 재판이 이미 시작된 뒤라면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로 재판을 마칩니다(같은 법 제327조 제5호).

아들이 부모의 집에서 금고를 통째로 싣고 나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급심은 유죄로 봤지만, 부모가 제1심 판결선고 전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낸 것이 고소 취소에 해당한다고 하여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6도354 판결). 합의서나 처벌불원서 한 장이 고소 취소와 같은 무게로 평가된다는 뜻입니다.

가족 사이의 사건에서 특히 조심할 대목입니다. 고소를 해 두었다가 집안 어른이 말리거나 갚겠다는 말을 듣고 취소했는데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때는 다시 고소할 길이 없습니다. 합의로 마무리하실 생각이라면 돈이 실제로 들어온 것을 확인한 뒤에 취소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떤 범죄에 적용되나요?

돈과 물건에 관한 죄 대부분입니다.

제328조는 원래 권리행사방해죄에 붙어 있는 규정인데(형법 제323조) 다른 재산범죄로 준용됩니다. 절도, 사기, 공갈, 횡령, 배임, 장물이 모두 들어가고 미수에 그친 경우도 같습니다(같은 법 제344조, 제354조, 제361조, 제365조 제1항).

빠지는 것도 있습니다. 강도와 손괴에는 준용 규정이 없습니다. 가족이라도 폭행이나 협박으로 재물을 빼앗았다면 고소와 무관하게 처벌됩니다.

재산범죄로 부모님도 고소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개정에서 함께 풀렸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같은 법 제224조). 부모나 조부모는 고소 자체가 막혀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바뀐 형법 제328조 제1항 후단이 형사소송법 제224조에도 불구하고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있다고 하여 예외를 두었습니다.

다만 이 예외는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만 붙어 있습니다. 다른 범죄로 부모를 고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여전히 막혀 있습니다.

언제까지 고소해야 하나요?

원칙은 6개월입니다. 친고죄이므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언제부터 세는지가 문제 됩니다. 대법원은 범죄행위가 끝난 때부터 세고, 같은 행위가 여러 차례 반복되었다면 마지막 행위가 끝난 때를 기준으로 본다고 합니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5014 판결). 몇 해에 걸쳐 조금씩 빠져나간 돈이라면 처음 인출일이 아니라 마지막 인출일부터 6개월입니다.

개정 직후에는 한시적인 예외가 있었으나 2026. 6. 30.로 끝나, 지금은 원칙대로 6개월만 남았습니다(부칙 제3조).

그보다 앞서 벌어진 일이라면 결론 자체가 달라집니다. 바뀐 규정은 2024. 6. 27. 이후에 저지른 범죄부터 적용되기 때문입니다(부칙 제2조). 그 전에 벌어진 일에는 예전의 형 면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어 애초에 처벌되지 않습니다.

고소 기간을 놓치면 아무것도 못 하나요?

형사만 막힙니다. 민사는 별개입니다.

법률상 원인 없이 남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손해를 입혔다면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하고(민법 제741조), 고의나 과실로 위법하게 손해를 가했다면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같은 법 제750조). 친족상도례는 형벌에 관한 규정이라 이 청구까지 막지는 않습니다. 형을 면제하던 시절에도 민사로 돌려받는 길은 열려 있었습니다.

기한도 형사보다 깁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입니다(같은 법 제766조).

원주와 여주를 비롯한 인근에서 이런 상담을 받다 보면 오래전 일을 이제야 꺼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사이의 일이라 참고 넘기다가 시간이 흐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친고죄에서 6개월은 짧습니다. 누가 가져갔는지 알게 된 시점이 언제인지부터 짚어 보시고, 형사 기한이 지났더라도 민사로 남는 길이 있으니 자료를 챙겨 상의해 주십시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빌린 돈 안 갚으면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참고 법령: 형법 제323조, 제328조, 제344조, 제354조, 제361조, 제365조 / 형사소송법 제224조, 제230조, 제232조, 제327조 / 민법 제741조, 제750조, 제766조, 제777조

참고 판례: 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등 결정 /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6도354 판결 /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5014 판결

참고 자료: 형법 일부개정 법률 제21307호(2025. 12. 31. 공포·시행) 부칙 제2조·제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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