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이라 부당해고를 못 다툰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길이 막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와 상관없이 무효가 되는 해고가 있고 노동위원회가 아닌 다른 문으로 다투는 방법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업장이 정말 5인 미만이 맞는지부터 따져 봐야 합니다. 상시 근로자 수를 어떻게 세는지, 5인 미만이어도 무효인 해고는 무엇인지, 어디서 어떻게 다투는지 정리했습니다.
5인 미만이면 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 막히나요?
근로기준법이 통째로 적용되는 사업장은 상시 5명 이상이고, 4명 이하에는 그중 일부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을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고(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일부 규정만 적용됩니다(같은 조 제2항). 그 일부가 무엇인지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와 별표 1이 정하는데, 여기에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한 제23조 제1항과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정한 제28조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두 조항이 빠져 있으니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것만으로 다투기 어렵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해도 각하됩니다. 헌법재판소도 4인 이하 사업장에 이 두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평등권이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아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9. 4. 11. 선고 2017헌마820 결정). 같은 이유로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알리도록 한 제27조도 5인 미만에는 적용되지 않아,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구두 통보만으로도 해고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업장이 정말 5인 미만이 맞나요?
사장이 5인 미만이라고 하는 것과 법이 정한 상시 근로자 수는 다를 수 있으니, 이것부터 세어 봐야 합니다. 상시 근로자 수는 눈에 보이는 머릿수가 아니라 정해진 공식으로 셉니다. 해고처럼 법 적용 여부를 따질 사유가 생긴 날을 기준으로 그 전 1개월 동안 하루하루 일한 사람 수를 모두 더한 연인원을, 같은 기간에 사업장이 문을 연 가동일수로 나눈 값이 상시 근로자 수입니다(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 연인원에는 정규직뿐 아니라 아르바이트와 단시간 근로자, 일용직이 모두 들어가고 하루에 한 시간을 일했어도 그날 하루로 세며, 사업주 본인은 근로자가 아니어서 빠집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계산해 나온 값이 5명에 못 미치더라도, 그 1개월을 날짜별로 보았을 때 근로자가 5명 이상이었던 날이 절반을 넘으면 5인 이상 사업장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2항 제1호). 정직원이 넷인 식당이라도 손님이 몰리는 날 아르바이트를 불러 다섯 명이 되는 날이 한 달의 절반을 넘으면 상시 5명 이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장이 우리는 5인 미만이라고 단정하더라도, 실제 근무표와 급여대장을 놓고 이 공식으로 따져 보기 전에는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5인 이상으로 확인되면 곧바로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이 되고, 아래에서 이야기할 제약은 처음부터 해당되지 않습니다.
5인 미만이면 이유 없이 해고해도 되나요?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것만으로 해고를 뒤집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어떤 해고든 다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한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5인 미만 사업장의 해고에는 원칙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요구되지 않습니다. 그 결과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이라면 그 관계를 끝내는 데에 근로기준법의 해고 제한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에 관한 규정이 적용됩니다(민법 제660조 제1항). 다만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다면 그 기간에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 해고할 수 있어 사정이 다릅니다. 그리고 두 가지 제한이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법률이나 근로기준법의 다른 조항이 특정한 해고를 아예 금지하는 경우로, 이때는 규모와 무관하게 해고가 무효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사업장 스스로 정한 약속입니다.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해 두고 그 사유로만 해고하도록 하거나 일정한 절차를 밟도록 정해 두었다면, 그 약속을 어긴 해고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이라도 근로계약에서 해고 사유를 열거해 그 사유로만 해고할 수 있도록 특약을 두었다면 이를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5인 미만이라는 이유로 법이 비켜서더라도, 회사가 스스로 만든 규칙까지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규모와 상관없이 무효가 되는 해고도 있나요?
있습니다. 규모와 관계없이 법이 특정한 사유의 해고를 금지하는 경우입니다. 먼저 근로기준법 안에 남아 있는 보호가 있습니다.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으로 요양하기 위해 쉰 기간과 그 후 30일, 출산 전후 휴가로 쉰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할 수 없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이 해고시기 제한은 5인 미만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친 몸을 추스르는 사이나 출산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의 해고라면 규모와 상관없이 무효입니다. 개별 법률이 정한 해고 금지도 있습니다. 성별을 이유로 한 해고는 남녀고용평등법이 금지하고(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육아휴직을 이유로 하거나 육아휴직 기간 중에 이루어진 해고도 금지됩니다(같은 법 제19조 제3항). 이 법은 근로자를 쓰는 사업이라면 규모를 가리지 않고 적용되므로 5인 미만에도 미칩니다. 다만 금지되는 것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삼거나 그 기간에 하는 해고이지, 육아휴직을 다녀온 사람이 이후 어떤 해고로부터도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정당한 조합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한 해고도 부당노동행위로서 규모와 무관하게 금지되고(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1호), 이는 근로기준법의 부당해고 구제와는 별개인 노동조합법상 구제의 대상이 됩니다.
노동위원회가 막히면 어디서 다투나요?
민사 법원이 본류이고, 해고 사유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다른 창구가 열리기도 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다투는 통로인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 막혀 있으니,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해고를 다투는 기본 경로는 법원입니다. 해고가 앞서 본 강행법규나 개별 법률을 어겼거나 회사가 스스로 정한 해고 제한 약속을 위반했다면,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내고 해고된 기간의 임금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한편 해고 사유가 특정한 차별이라면 노동위원회의 문이 다시 열립니다. 성별을 이유로 한 해고처럼 고용상 성차별에 해당하면 규모와 관계없이 노동위원회에 차별적 처우의 시정을 신청할 수 있고(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6조),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해고라면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 구제로 다툽니다. 막히는 것은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구제신청이지 노동위원회로 가는 모든 길이 아닙니다. 다만 이 창구들은 기한이 짧아, 성차별 시정신청은 차별을 받은 날부터 6개월,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해고예고수당은 5인 미만도 받나요?
받습니다. 해고 자체를 뒤집는 것과는 별개로 챙길 수 있는 돈입니다.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고 해고했다면 사용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26조), 이 규정은 5인 미만에도 적용됩니다. 계속 일한 기간이 3개월이 안 되었거나, 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거나,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쳐 고용노동부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렇습니다. 3년 가까이 일했다면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으니, 갑작스러운 구두 해고였다면 예고수당부터 확인해 볼 만합니다. 이 돈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상관없이 받는 것이어서, 해고를 다투든 받아들이든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5인 미만 사업장의 해고라도 손 놓을 일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상시 근로자 수를 실제 근무 기록으로 세어 정말 5인 미만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5인 이상으로 나오면 곧바로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입니다. 5인 미만이 맞더라도 해고가 산재나 출산, 육아휴직, 차별, 노조 활동과 얽혀 있지 않은지,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에 해고를 제한하는 내용이 없는지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해고 통보의 시점과 방식, 사장이 든 이유, 그동안의 근무 기록을 시점별로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어느 길로 다투든 결국 같은 자료가 쓰입니다. 노동위원회가 막혔다는 말 한마디에 물러서기 전에, 남아 있는 길부터 짚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위광복 변호사(법무법인 원결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법·노동법 전문변호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부장관·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가 작성했습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직접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상담이 필요하시면 화면에 있는 법무법인 원결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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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법령: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3조, 제26조, 제27조, 제28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7조의2, 별표 1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9조, 제26조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 민법 제660조
참고 판례: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헌법재판소 2019. 4. 11. 선고 2017헌마820 결정